OBITUARY, 이중부정은 강한 긍정

MONTHLY ISSUE/ISSUE NO. 31


의미심장하다. 데쓰메탈 밴드 오비추어리의 열 번째 앨범은 셀프타이틀, 즉 부고(訃告)를 제목으로 달고 있다. 부고의 부고인 셈이다. 일종의 이중부정이 성립하는 것인데, 그래서일까 앨범 안에는 활력이 가득하다. 여기서 말하는 활력이란 어디까지나 데쓰메탈 사운드의 전통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종류의 기운에 가깝다. 트레버 페레스가 쉼 없이 생산하는 두툼한 톤으로 울렁대는 기타 리프의 굵직한 그루브와 여기에 맞장 뜨는 도널드 타디의 내리 찍는 드럼 연타를 들으며 볼륨을 계속 키우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사방에서 뿜어져 나온다. 


글 조일동


[Cause Of Death](1990)를 밴드 오비추어리Obituary의 가장 빛나는 작품으로 꼽는 이가 많을 것이다. 데쓰메탈 기타의 비르투오소라 할 제임스 머피James Murphy의 손을 거쳐 일궈낸 [Cause Of Death]가 명반이었음을 부정할 순 없다. 당시 로드러너 레이블도 이 앨범에 많은 기대를 걸고 홍보에 적극 나섰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진정한 오비추어리 사운드는 [The End Complete](1992)와 [World Demise](1994)를 거치며 완성되었다고 믿는 입장이다. 그래서 [Cause Of Death]에서 켈틱 프로스트Celtic Frost의 ‘Circle Of The Tyrants’를 커버한 것은 오비추어리 특제 사운드를 완성해가던 마지막 순간, 밴드의 방향성을 확정짓는 모습의 기록에 가깝다고 본다. 이런 입장에서 당연히 오비추어리라는 밴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완성한 기타리스트는 알렌 웨스트Allen West다.




※ 파라노이드 통권 31호 지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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