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 FIGHTERS, 로큰롤의 본질과 트렌디한 사운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MONTHLY ISSUE/ISSUE NO. 31


그 남자는 생각보다 우람한 체격이었다. 나보다 한 뼘은 더 커보였다. 호랑이수염, 딱 벌어진 어깨가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어떤 장수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위압적이지 않고 푸근했다. 장난꾸러기처럼 웃자 깊게 파인 주름살이 무색하게 소년의 얼굴이 보였다. 너바나였던 남자. 지금은 푸 파이터스 리더를 맡고 있는 ‘록의 살아있는 영웅’ 데이브 그롤의 첫인상은 그렇게 친근했다.


글 권석정 | 사진제공 Sony Music


최근 내한공연 차 한국을 방문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를 인터뷰했다. 한국 매체와 갖는 최초의 인터뷰라고 했다. 그들을 만나기에 앞서 살짝 긴장이 됐다. 그들은 너바나Nirvana였으니까(정확히는 데이브 그롤과 팻 스미어). 90년대에 음악을 듣기 시작한 많은 이들이 그랬듯이 나도 너바나를 통해 이 길로 들어섰다. 인생의 영웅을 만날 때의 떨림이 느껴졌다. 음악업계에 몸담으면서 서너 번 정도 느껴본 그런 떨림이었다.


데이브 그롤Dave Grohl은 록의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다. 아직까지 록이 주류였던 90년대 팝 시장에서 가장 선두에 있었으며, 록이 저물어가는 지금에는 어떻게든 그것을 지켜내려는 파수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훌륭한 록 음반을 계속 내고 있고 다리가 부러져도 투어를 돌고 있으며, 또 ‘사운드 시티Sound City - Real To Reel’와 다큐멘터리를 직접 연출하는 등 아날로그 사운드를 보존하려고 힘쓴다. 커트 코베인 뒤에서 드럼을 치던 청년은 어느새 록의 큰형님이 됐다. 그러한 그의 삶은 록의 흥망성쇠를 상징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 파라노이드 통권 31호 지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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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