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이드 인터뷰] 마르멜로, “여러 장르의 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그 속에서 마르멜로만의 고유한 색깔이 있는 곡들을 계속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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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첫 싱글 ‘Puppet’으로 홍대 클럽들을 넘어 정식으로 대중에게 데뷔를 신고한 여성 록 밴드 마르멜로Marmello는 음반 커버와 방송에서 보이는 ‘아이돌 밴드’가 연상되는 이미지와 달리 학창시절부터 이미 자생적으로 결성되어 활동해왔고, 이미 자기들의 곡들도 스스로 만드는 밴드라는 점에서 충분히 그 가능성이 크게 열려있는 팀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7월 16일, 그들의 소속 기획사 ‘롤링컬쳐원’의 사무실에서 그들과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밴드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 정리 김성환 | 사진제공 롤링컬쳐원


- 록 매거진 파라노이드다. 먼저 밴드 멤버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서로 모이게 되었는가에 대해 알고 싶다. 

유나: 우리는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음악으로 친구가 된 사이다. 나와 도은이 함께 중학교 때부터 같이 밴드 음악을 하면서 활동을 시작했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현아와 다은이를 만나 학교 밴드부에서 활동을 했다. 그 후 고3때 가은이를 만나면서 현재의 라인업이 완성되었다. 총 4~5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 멤버들이 각자 자신의 파트의 악기를 어떤 계기로 연주하기 시작했는지 그 배경을 설명해주었으면 한다.

현아: 처음부터 노래를 하진 않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관심은 많았다. 어린 시절부터 춤이나 피아노를 배웠고, 초등학교 때 드럼만 3년을 배웠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춤에 더 관심이 많아서 그 방향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친언니와 함께 사주를 보러 갔다가 사주 봐주는 분이 “너는 무대 뒤보다 무대 앞에 서는 일을 해야 대성할 것이다.”라고 말해준 후,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실용음악 입시를 목표로 공부를 했고, 한편으로 밴드 음악을 좋아해서 밴드부에서 활동을 하며 지금 멤버들을 만났다.   

가은: 중학교 3학년 때 교회에서 처음 드럼을 치게 되었다. 처음에는 누가 가르쳐 준 건 아니었고, 어깨너머로 드럼을 배웠다. 고등학교에 진학 한 후 드럼을 내 전공으로 삼고 연습하기 시작했다. 

다은: 5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때는 열심히 대회에 나갔다. 그러나 어느 대회에서 낮은 성적을 얻게 되면서 좌절해서 중학교 때는 공부만 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를 진학 하면서 일반계 고등학교이면서도 예체능반이 있는 학교를 택했다. 그 때부터 다시 실용음악 건반 연주를 다시 시작했고 밴드부에서 멤버들도 만났다. 

유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가 취미로 배워보자고 제안해서 기타에 대해 관심을 두고 여러 가지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친구는 배우기를 포기하면서 결국 혼자 배우게 되었고, 중학교 때 도은이와 함께 스쿨 밴드를 하게 되면서 음악과 합주, 공연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에서 지금도 계속 음악을 하고 있다. 

도은: 어린 시절부터 밴드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결국 중학교 때 밴드부 오디션에 드럼 파트로 지원을 했는데, 청소 때문에 늦게 갔더니 이미 오디션 시간이 지나버렸다. 나중에 선생님께 남는 포지션에라도 들어가고 싶다고 애원했더니 베이스가 공석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후 베이스를 연습하면서 재미를 느꼈고, 유나와 친구가 되면서 더욱 밴드 활동에 매진하게 되었다. 


- 혹시 각자 자신의 담당 파트 연주나 보컬 연습과정에서 영향을 받았던 아티스트들이 있다면 누구인가. 없다면 자신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뮤지션에 대해 설명해도 좋다.

현아: (장르는 다르지만) 보컬 운영에 대한 부분에서 에일리를 개인적 롤 모델로 삼고 있다. 무대에서 노래와 퍼포먼스 모든 면에서 그 에너지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가은: 개인적으로는 트래비스 바커Travis Barker(블링크 182Blink 182의 드러머)의 연주 스타일을 매우 좋아했다. 밴드 전체적인 스타일에선 프리티 레클리스Pretty Reckless, 헤일스톰Halestorm,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등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다은: 처음에는 우리 밴드가 연주했던 음악은 매우 하드한 록을 추구했었기에 건반 연주에서 영향을 받지 못하고 연주 라인을 혼자 만드는 데 고민이 많았다. 근래에는 록 밴드들 가운데 신쓰 팝적인 사운드를 추구하는 록 밴드들이 늘어나서 그런 밴드들의 음악을 많이 듣는다. 처음에는 로맨틱 펀치의 음악을 좋아했고, 요새는 솔루션스나 딕펑스의 음악을 즐겨듣고 있다.  

유나: 개인적으로는 기타 파트에선 블루스/펑크funk 장르의 연주자들의 음악을 좋아한다. 그래서 연주 면에서는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의 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카피도 열심히 했었고, 밴드로서의 활동 면에서 영향을 받은 기타리스트는 여성 기타리스트 오리안씨Orianthi였다고 생각한다. 

도은: 베이스 연주 면에서 특별히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베이시스트는 없었던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존 메이어 트리오John Mayer Trio의 베이시스트 피노 팔라디노Pino Palladino의 연주를 듣는 걸 좋아했다. 


- 멤버 구성을 완료하고 이번에 첫 싱글로 정식 데뷔하기 전까지 밴드 차원에선 주로 어디서 어떻게 활동해왔는지 궁금하다.

현아: 홍대의 클럽 공연장에서 주로 공연을 해왔다. 특히 클럽 라이브 와이어에서 다른 밴드들과 대관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그 클럽 사장님께서 자신들이 직접 기획하는 공연에 참여하겠냐고 제안하셨다. 그 후 다른 클럽에도 설 수 있는 기회를 차근차근 얻게 되었다. 그 후 1년을 자체적으로 활동하다가 현재의 소속 레이블과 계약을 맺게 되었다.  



- 이번 데뷔 싱글 ‘Puppet’에 대해 멤버들의 설명을 들어보고 싶다. 자신들의 곡은 아니지만 이 곡을 타이틀로 정하는 것에 동의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편곡 과정에서는 밴드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하나. 

현아: 우리는 이미 자작곡을 많이 써놓긴 했지만, 이번에 처음 음원으로 발표하는 트랙에서는 대중성이 가미된 곡을 만들기에는 아직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좀 더 대중들이 좋아할 곡을 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서 드라마 ‘도깨비’의 OST를 담당했던 이승주 프로듀서께 곡을 받게 되었다.  

다은: 편곡에는 우리의 아이디어들이 많이 반영되었고, 프로듀서님께서 녹음 과정에서 우리의 연주를 좋게 봐주셔서 너무 편하게 녹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다른 인터뷰에서 이미 꽤 많은 자작곡들을 만들어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어느 정도 완성되어있으며, 그 가운데 평소 라이브에서 이미 연주하고 있는 곡들이 있다면 소개를 해주면 좋겠다. 

현아: 현재 라이브에서 자주 연주하고 있고, 앞으로 녹음을 준비 중인 두 곡이 있다. 한 곡은 우리가 오랫동안 제일 좋아했었던 ‘피터팬’이라는 곡이다. 애니메이션 ‘피터팬’을 함께 보고 난 후 다 같이 작곡한 곡이다. 또 한 곡은 ‘Can't Stop’으로 가장 최근에 만든 자작곡이다. 남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내면의 자신을 드러내라는, 듣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 밴드가 곡을 작업할 때는 특정 멤버가 주도하는 방식인가, 아니면 다 함께 머리를 맞대는 방식인가.

다은: 곡을 작업할 때는 보컬 멜로디는 현아아 주도하지만 나머지 곡 구성은 함께 하고 있다.  


- 라이브에서 자신들의 곡들 외에 다른 밴드나 아티스트의 곡들을 커버하는 경우, 그간 주로 어떤 곡들을 연주해왔나.

도은: 아무래도 여성 보컬의 곡이나 여성 보컬이 노래하는 밴드들의 음악을 많이 선택했던 것 같다. 헤일스톰, 프리티 레클리스, 투나잇 얼라이브Tonight Alive 등등...

현아: 특히 그 중 핑크P!nk의 ‘Slut Like You’나 패러모어Paramore의 ‘Misery Business’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 같다. 관객들이 호응하기도 좋고, 우리도 연주하면서 재미있는 곡이다. 마르멜로의 에너지를 가장 잘 뽑아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 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멤버들이 프리티 레클리스를 좋아한다고 밝혔던 걸 읽었다. 앞으로 EP나 정규 앨범이 나오게 된다면 좀 더 하드록 성향의 앨범이 나오게 된다고 기대할 수 있을까.

현아: 우리는 딱 하나의 방향, 하나의 음악적 색깔만을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자작곡 역시 그런 편이다. 여러 장르의 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그 속에서 마르멜로만의 고유한 색깔이 있는 곡들을 계속 만들고 싶다.   

유나: “마르멜로라는 밴드가 이런 스타일의 음악들도 잘 하네?”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 얼마 전 TV 가요 방송 무대에도 섰던 것으로 기억한다. 방송국과 라이브 클럽에서 각각 연주하면서 어떤 차이를 느꼈는지 소감을 들어보고 싶다. 

도은: 일반 클럽 라이브와는 달리, 방송국 무대에서는 시간 관계상 핸드 싱크 방식으로 연주를 할 수 밖에 없다. 그 상황에서 계속 앞에 있는 카메라를 쳐다봐야 하고 보컬 역시 모니터스피커가 없기에 방송용 인 이어를 끼고 노래를 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꽤 낯설었다. 특히 사전 녹화를 할 때는 관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해야 하는 게 매우 낯설었다.  


- 한국에서 여성 멤버들로만 록 밴드를 한다는 것이 과거에도 그랬지만 메이저나 인디 신이나 가릴 것 없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여성 록 밴드로서 활동하는 것의 편한 점과 힘겨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을 느끼고 있는지 듣고 싶다. 

도은: 친구들끼리 만나서 결성된 팀이기에 눈빛만 봐도 잘 알 수 있고, 마음도 잘 맞아서 참 편하게 연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편하다. 다만 불편한 점이라면 외부적으로 우리를 보는 편견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든다.  

유나: 가끔 오해나 구설수에 오르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해 주변에서 여러 말들이 있을 때가 있었다. 그런 부분만 빼면 우리 내부에선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다은: 아, 힘든 게 또 하나 있다면 옷이나 메이크업 준비 같은 것들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웃음) 그래서 평소 클럽 공연들 같은 경우는 우리가 직접 해당 부분들을 준비하는 편이다. 


- 밴드 마르멜로의 2017년 남은 기간 동안의 활동 계획을 듣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마르멜로가 음악 팬들에게 어떤 밴드로 인식되고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말해달라. 

도은: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재미있게,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꾸준히 음악을 할 것이고, 사람들이 우리를 보았을 때 ‘뮤지션’이자 ‘멋진 밴드’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현아: 앞으로 하반기에 녹음 준비하고 있는 트랙들을 발표할 예정이고, 공연과 관객과의 소통도 계속 열심히 하고자 한다. 우리는 아이돌처럼 기획되어 훈련받은 팀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여 함께 연주하는 밴드이기에, 있는 그대로의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연주하는 밴드라고 기억해주면 좋겠다. 

가은: TV 음악 방송을 본 이후 우리의 클럽 공연을 다시 보러 온 음악 팬들이 있었다. 방송에서의 이미지와 클럽 무대에서의 이미지가 다르다고 말해주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방송에서의 모습이 우리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꼭 라이브 무대를 보러 와 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과 밴드의 음악을 앞으로 접하게 될 음악 팬들에게 한 말씀씩. 

유나: 독자 여러분들 중에 아직 우리의 음악을 잘 모르셨다면 마르멜로를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 번 클럽 등에서 라이브 무대로 우리와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꾸준히 음악을 열심히 할 테니, 계속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 31호에 실릴 국내 걸스록 밴드 특집기사를 위해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한정된 지면 관계로 전문을 옮기지 못한 인터뷰 내용을 웹을 통해 선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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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파라노이드